흔한 뒷북

넥슨은 논란 하루 만에 신속히 그녀의 목소리를 게임 내에서 전부 삭제해 버렸습니다. “이용자들의 동향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해당성우가 원만하게 동의를 했고, 계약 비용은 모두 지급되었기 때문에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말이죠. 많은 논쟁들이 있었지만, 이번 사태가 우리 일터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려 합니다. 단지 페미니즘 관련된 티셔츠를 구입하고 개인 SNS 계정에 게시했다는 행위만으로 그녀가 한 노동의 결과물인 목소리를 전면 배제시킨 행위는 결코 적절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설령 직접적인 계약관계에서의 불이익이 없었다 하더라도, 성우의 직업적 특성과 게임업체의 풍토를 종합적으로 고려해보았을 때, 추후 노동에 있어 그녀가 악영향을 받을 것임을 쉬이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단 넥슨만의 일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국내 기업이 이처럼 노동자의 자기표현을 극도로 억압하고 하나의 틀로 재단하려 하고 있음은 우리 모두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페미니즘은 일터 밖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우려되는 것은 페미니즘을 포함한 노동자의 여러 자기표현을 억제하는 작태가 만연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이 일터에서 계속된다면, 수직적이고 획일화된 관료적 기업체계가 더욱 고착화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노동자를 지극히 수동적인 주체로 전락시킬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우려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물론 지금도 그런 경향이 다분합니다만) 성소수자 노동자는 일터 내 가장 큰 피해자 중 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젠더와 성적 지향을 포함한 자기표현권이 극도로 억제될 것이고, 차별 없는 세상과 일터를 만들기 위한 목소리와 행동들은 모두 좌절되고 소극적으로 변해버릴 겁니다. 일터 안에서 페미니즘이 항상 우리 곁에 머물지 못한다면, 성소수자 노동자 역시 결코 스스로의 안전을 쟁취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할 말 하는 노동자, 그 말에 귀 기울이는 일터를 위해 우리의 목소리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항상 드러냄으로써 존재했고 승리해왔습니다. 성소수자로서, 노동자로서, 페미니스트로서, 자신 그 자체로서, 마음에 품고 있는 소신과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함께 모여 외칩시다. https://www.facebook.com/LGBTQaction/posts/650947181736797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성소수자인권연대 기독교가 이 자폭글을 좋아합니다 P.S: 하지율도 메갈옹호책으로 탈조선 계획했지만 결과는 절레절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