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수홍의 친형 박진홍(54)씨 횡령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씨가 기획사 등에서 개인적으로 빼돌린 금액을 21억여 원으로 파악했다. 박씨가 횡령한 것으로 의심되는 돈이 적지 않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범죄 액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박씨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박수홍 소속사였던 메디아붐엔터테인먼트(메디아붐)와 라엘 등을 운영하면서 21억 원 상당을 빼돌려 생활비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서부지법 김유미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박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부장 김창수)는 박수홍이 박씨를 고소한 지 1년 5개월 만인 지난 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박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수사 결과, 박씨는 근무하지도 않은 직원에게 허위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19억 원 정도를 빼돌렸다. 검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박씨가 법인카드를 개인적 용도로 1억 원가량 쓴 사실도 파악했으며, 법인 계좌에서 임의로 돈을 인출해 1억 원 정도를 사용한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이 같은 범죄사실을 박씨의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박수홍은 박씨가 100억 원 이상을 횡령했다고 고소했지만,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난 금액을 제외하고 50억여 원을 횡령액으로 의심했다. 검찰은 이 중에서 박씨가 회사 이사로 근무하면서 박수홍을 위해 썼다고 주장하는 30억 원 정도는 일단 제외하고, 순수하게 박씨가 빼돌린 것으로 파악된 돈만 범죄액수에 포함시켰다. 검찰은 박씨가 실질적으로 빼돌린 돈은 21억 원보다 더 많다고 보고 있어, 기소 과정에선 횡령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박수홍 부모를 포함한 가족들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모두 박씨 편을 든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홍의 소속사였던 메디아붐은 박씨 부부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고, 라엘은 박수홍과 형수 이모(51)씨가 지분을 절반씩 갖고 있다. 두 회사의 수익은 모두 박수홍의 방송 출연료 등을 통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수홍은 박씨가 1991년부터 30년간 수익금 배분 계약(7대 3)을 지키지 않고 회삿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며 지난해 4월 서울서부지검에 고소장을 냈다. 지난해 6월엔 박씨 부부를 상대로 86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며, 두 달 뒤엔 “추가 횡령 정황을 포착했다”며 30억 원을 더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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