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교사는 "만약에 주호민 작가의 뜻대로 이 사건이 결론난다면 그 어떤 특수교사도 살아남을 수 없다"며 "운 좋아서 법에 안 걸린 그런 삶은 '잡범의 삶'이지 '교사의 삶'이 아니다"고 한탄했다.
그는 "(주 작가에게 고소 당한) 특수교사가 운전대를 두 번이나 놨다는 입장문을 읽고 마음 속에 있던 무언가가 무너져버렸다"며 "사람이 사람에게 정말 이래도 되느냐"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어 "상식적으로 이 일이 정말 소송까지 갈 일이 맞느냐"며 "주호민은 해당 선생님에게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 가족의 일원이기도 한 배 교사는 "실제 교육현장은 사람들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훨씬 잔혹하고 구조적으로 무대책이며 가당찮을 만치 미쳐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주 작가를 연민하고 공감하는 면도 있다"며 "그래도 '밥그릇'으로 사람을 괴롭히면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배 교사는 특수교사로서의 애환도 토로했다.
그는 주 작가에게 "당신, 버스에서 대변 본 지적 장애 제자 그 아이 놀림당할까 봐, 손으로 얼른 주워 담은 것 상상해 본 적 있느냐"며 "자폐장애 제자가 몰래 자위해서 사정한 거 어디 여학생이라도 볼까 봐 얼른 휴지로 닦고 숨겨줘 본 적 있냐? 난 그런 게 단 한 번도 역겹다고, 더럽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나 같은 볼품 없는 특수교사도 그 정도 소명은 영혼에 음각하고 산다"고 말했다.
배 교사는 "우리가 이 교사를 지키지 못한다면 만일 이 나라 법이 이 사건을 유죄로 판단한다면 특수교사들은 대부분 그 분 이상의 형량을 살아야 한다"며 "(고소 당한) 선생님이 힘을 내고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주 작가는) 남자답게 사과해야 한다"며 "당신이 파멸시키려는 그 여인은 누군가의 어미이고 아내이다.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조언했다.
앞서 주 작가는 지난해 9월 경기도 용인 모 초등학교 교사 A씨를 경찰에 고소하면서 A 교사는 물론이고 학교 측에도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주 작가의 자폐 성향 아들이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벗는 등 돌발행동을 해 일반학급에서 특수학급으로 분리됐는데, 그때 A 교사가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A 교사는 경찰로부터 수사 개시 통보를 받고 나서야 고소당한 사실을 알게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직위 해제된 A 교사는 수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교육계를 비롯한 사회각계 문제를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배 교사는 관련 내용을 정리해 조만간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의 '주호민과 나'라는 글은 페이스북에서 특수교사를 비롯한 교육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now@tf.co.kr
http://news.tf.co.kr/read/national/203373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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