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ge(포지)는 대장간의 화덕을 뜻하는 단어로 스타 크래프트를 플레이해봤던 유저라면 익숙한 단어일 것이다. 번역에 따라 제철소, 용광로 등으로도 표현되는데 일반적으로 의미는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게임에서는 마인크래프트에서의 포지 모드와 앞서 언급한 스타크래프트의 포지가 가장 대표적이다. 대부분은 무기 등을 만들거나 제련, 강화하는 장소로 주로 이용되지만, 게임에서 메인의 콘텐츠를 맡는 경우는 드물다.

제작왕 김포지의 주인공은 대장간 주인이고 김포지가 주인공의 이름이다. 전투와 재료 수급은 용사에게 맡기고 주인공 자신은 제작에 주력한다. RPG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전투를 줄이고 제작에 초점을 맞춘 제작왕 김포지는 어떤 게임인지 알아보자.

게임을 처음 실행했을 때 화면구성에서 전형적인 IDLE(방치형) 게임의 구성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도트 그래픽을 사용한 인디게임이고 세로 화면이라는 점이 이유였는지 제작왕 김포지 또한 플레이 전에는 방치형 게임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사실 이 게임의 주인공인 김포지가 직접 하는 일은 거의 없다. 철강왕 카네기가 직접 주물을 하는 일은 없듯이 제작왕 김포지도 직접 재료를 모으고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용사와 핫산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재료를 가져오라는 주인의 말에 불평불만이 많은 것으로 보니 악덕  업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용인이 하는 일이 없다 보니 피고용인이 바쁠 수밖에 없다. 용사의 고용은 게임을 시작하면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여기서 고용된 용사이 가장 중요한데, 리세마라를 통해 성능이 좋은 용사를 고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초의 용사가 누구냐에 따라 게임의 난이도가 크게 달라진다. 다소 수고롭더라도 5성 영웅을 얻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용사의 슬롯은 최대 27개로 골드를 사용해서 확장할 수 있다. 슬롯을 확장하면 골드나 보석을 사용해서 용사를 고용할 수 있는데 사용한 재화에 따라 등장하는 용사의 등급이 달라진다. 고용 중인 용사는 등장하지 않으므로 골드를 사용해서 3성 용사를 모두 고용한 뒤 보석으로 4성 이상 용사의 등장을 강제할 수 있다.

핫산은 인터넷에서 상당히 대중화된 밈으로 핍박받는 노동자를 의미한다. 제작왕 김포지에서는 쥐(?)로 보이는 생명체가 주인에게 혹사당하고 있다. 핫산은 8마리까지 고용할 수 있으며, 훈장과 골드를 사용해서 핫산의 성능을 높일 수 있다. 던전을 탐험할 때 보스로 핫산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봐서 이 세계관에서는 흔한 생명체로 보인다.

던전을 클리어하면 핫산이 만들 수 있는 장비가 늘어난다. 다만, 용사의 수가 부족하면 장비의 종류와 함께 증가하는 의뢰의 종류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일반적인 게임에서 임무, 퀘스트로 등장하는 것이 이 게임에서는 업무로 표현된다. 단어의 차이일 뿐이지만, 게임의 특성을 잘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업무는 제작, 강화, 판매, 의뢰 등을 반복하는 것으로 특별한 행동이 없어도 대부분 클리어할 수 있고 단계가 높아지면 횟수가 증가한다. 업무의 단계가 높아질수록 의뢰의 종류가 늘어나며, 콘텐츠의 종류도 다양해진다. 

제작왕 김포지의 콘텐츠 대부분은 대장간 운영과 관계가 깊다. 하지만 업무의 진행에 따라 추가되는 콘텐츠인 레이드와 토너먼트는 대장간이 아닌 용사가 주역이다. 레이드는 던전과 비슷하게 진행되는데 여러 용사를 동원해서 보스를 클리어하는 방식이다. 토너먼트는 용사 1기로 참여해서 미리 지정한 행동을 통해 상대를 쓰러뜨리는 방식이다. 레이드와 토너먼트에서는 핫산을 강화하고 유물을 살 수 있는 훈장을 얻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참여해서 보상을 획득하자.

RPG나 방치형 게임을 생각하고 플레이한다면 실망감을 느낄 수 있다. RPG라고 하기에는 전투의 비중이 작고 방치형 게임치고는 직접 조작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하지만 타이쿤 장르를 즐기는 유저라면 만족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은 게임이다. 타이쿤 장르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꾸준히 즐길 수 있는 가벼운 게임을 찾는 유저라면 제작왕 김포지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